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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에 나오는 도라지 위스키의 정체

by 로드302 2023. 2. 14.

궂은비 내리는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이 잃어버린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에 다시 못올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나이들면 더 깊이 와닿는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

하지만 실제 옛날 다방에서 계란 넣은 쌍화차까지는 먹어봤지만 도라지 위스키는 무엇일까 궁금한 분들이 많을텐데요.

 

[출처] 도라지양조주식회사 광고

 

도라지 위스키는 위스키에 도라지를 넣어만든 술이 아니라 일본의 주류업체인 산토리에서 만든 토리스 위스키의 짝퉁이랍니다^^

 

[출처] 아마존재팬

 

일본의 토리스 위스키는 미군 PX를 통해 한국에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알려졌고, 이후 부산 등에는 밀수가 성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토리스 위스키가 인기를 끌자 부산의 국제양조장에서 일본에서 수입한 위스키 향료와 색소, 주정을 배합하여 짝퉁 도리스 위스키를 팝니다. 하지만 이 술이 불법 상표 도용이라는 부산일보의 보도가 나오면서 상표 분쟁이 일었고, 결국 국제양조장 사장이 구속되게 됩니다.

결국 국제양조장은 이 술의 이름을 어감이 비슷한 도라지 위스키로 개명하였고, 그래서 도라지가 하나도 안 들어간 도라지 위스키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 모조위스키는 1970년까지 다방 등지에서 판매되어 꾸준한 인기를 얻었는데, 이후 스코틀랜드에서 수입한 진짜 위스키들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고, 국제양조장은 보해양조에 매각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실제 도라지 위스키를 다방에서 먹어본 세대는 현재의 중년들이 아니라 적어도 1970년대에 성인들이었던 70대 이상이 아니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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